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과학의 얼굴은 여럿...어떤 모습 신뢰할까 [과학서평_『재난에 맞서는 과학』] 가습기살균제 참사처럼 가해자가 명확한 상황에서도 책임을 묻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이것이 환경의 문제냐 제품 안전의 문제냐를 따지며 법적 소관을 회피하려는 경우도 흔하지만, 사고의 원인이 유해성 평가의 방법론적 미흡 때문인지 고의적 조작에 의한 것인지 가려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과학은 특정 물질이 유해함을 입증하는 데 쓰이며, 또 다른 과학은 그것이 결코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데 쓰인다. 어떤 과학이 맞는 걸까? 과학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확실한 증거, 확실한 방법론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정우현의 과학서평 | 정우현 | 2024-03-08 10:35 질서·혼돈의 경계에서 본 생명은 아이러니 [과학서평_『기계 속의 악마』] 누구나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을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명체와 생명이 없는 물질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씨름해왔음에도 생명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표준 정의 같은 것은 여전히 만들어지지 못했다. 19세기 말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은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후에 에르빈 슈뢰딩거는 그의 이론을 채용해 생명을 ‘음의 엔트로피를 먹고사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물리학자가 본 생명은 열역학법칙을 거슬러 일하는 기계와 같은 존재인 셈이다. 정우현의 과학서평 | 정우현 | 2023-12-15 09:30 은유로서의 만성질환…질병과 함께 하는 삶이란 [과학서평_『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항생제와 백신의 개발로 인해 감염성 질환은 거의 자취를 감춘 반면, 이제 현대인의 질병은 주로 면역계와 신경계 조절장애나 과민성 증후군과 같은 자가원인 질환으로 대표된다. 외부로부터의 침입자와 전투를 벌이는 게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의 스파이와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이 스파이는 물리쳐야 할 적인가, 아니면 나 자신인가? 피아식별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병의 원인을 찾아 박멸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음을 깨닫게 된다. 정우현의 과학서평 | 정우현 | 2023-10-12 10:03 ‘편견·차별’로 얼룩진 유전학의 역사…무엇을 배울까 [과학서평_『웃음이 닮았다』] 유전자가 이기적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유전자가 들어있는 DNA는 독특한 화학 구조를 가진 분자에 불과하다. 그 자체가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지니고 있을 리는 없다. 하지만 DNA는 놀라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것을 가지고 태어난 생명이 먼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에 대한 역사 기록이다. 유전자는 개인의 본질을 결정짓는 구성물에 그치지 않고, 오랜 세월 연대기적인 사건을 겪은 복잡다단한 역사의 퇴적물이자 산증인이기도 하다. 정우현의 과학서평 | 정우현 | 2023-07-06 08:28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