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충원률 평가, 지역대학에 불리
‘지역균형’ 이재명정부 국정전략과 모순

올초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2025년 사립대학 재정진단 편람 시안’을 전면 폐기하고, 지역대를 위한 안정적인 재정지원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국회에서 통과한 사립대 구조개선법을 두고도 지역대학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정책일 뿐,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과 모순된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전국대학노동조합(대학노조)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내고 사립대 재정지원 편람 시안을 즉각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대학노조는 올들어 잇따라 추진된 정부의 사립대 정책들이 “지역균형발전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특히 사립대 재정진단 편람 시안에 대해선 “재단은 사립대학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지역대학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공식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립대 재정진단은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고 경쟁력 있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구조개선센터에서 실시한다. 진단 결과는 ‘재정건전대학’과 ‘경영위기대학’ 두 유형으로 분류되며, 교육부의 대학 일반재정지원과 지자체의 라이즈체계 대학 지원 기준으로 활용한다.
대학노조는 그러나 시안이 재학생 충원률 등 지역대학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한 지표로 짜였다고 말한다. 특히 재정진단 핵심지표 중 하나인 재학생 충원률은 수도권 집중현상과 인구 감소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수도권 대규모 대학 중심의 획일적이고 편향된 평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노조는 “지역의 교육 기반을 더욱 위축시키고, 지역대학의 존립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반교육적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방 소멸에 따른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핵심전략으로 삼는 이재명 정부가 지역 사립대학을 대상으론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키는 모순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노조는 “수도권 편입 수요 증가로 인한 학생 유출은 수도권 과밀 현상과 지방 발전 불균형에 기인한 ‘구조적 외부 요인’인데, 대학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조치”라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지역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 인재양성’과도 전면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이 오히려 지역대학을 ‘부실대학’으로 낙인찍고, 지역 청년의 교육 기회를 악화시키는 것은 국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며, 이는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덧붙였다.
시안 폐기, 평가 재정립, 재정 대책 등
“요구 관철될 때까지 전국적 대응·연대”
이 때문에 사립대 재정진단 편람 시안은 “지역대학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반교육 정책으로,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노조는 교육부에 △재학생 충원률을 포함한 재정진단 시안 폐기 △지역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지역대학의 현실을 반영한 평가 체계 재정립 △지역대학이 교육 혁신과 지역사회에 지속 기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학노조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전국적 대응과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학노조 관계자는 “등록금 동결 장기화, 정부 재정지원의 편중 속에서 지역대학에 ‘자체적 재정 건전성 확보’를 요구하는 건 생존을 포기하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며 “재정진단 결과에 따른 강제적인 정원 감축 혹은 퇴출은 해당 지역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대학에 불리한 지표로 설계된 재정진단으로 인해 지역 청년들의 학습권이 박탈당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우수인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지역 소멸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ongug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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