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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쌓이는데 의심은 왜 더욱 확산될까
데이터 쌓이는데 의심은 왜 더욱 확산될까
  • 김해동
  • 승인 2026.02.12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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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기후, 변해야 할 우리 ⑬

국내 대표적인 기상 전문가인 김해동 계명대 교수(환경공학과)가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특히 김 교수는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해 그 누구보다도 올바른 시민교육과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 왔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에 나타나는 이상기후 속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환경정책은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퇴행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과학의 측면에서 심도 있게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기후난민·재생에너지·대안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열세 번째는 리우 기후변화협약 이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기구 보고서와 학술 연구들은 기후 위기의 현재와 미래를 대체로 비관적으로 전망한다. 온실가스 농도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가속되고 있으며, 기후 재해 피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노벨상 수상자와 저명 과학자들을 포함한 회의론자들은 온실가스 책임론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주류 기후 과학은 과학적 근거로 반박하고 있다.

과거의 자연적 기후 변화는 수만 년에 걸쳐
완만하게 일어나는 현상이고, 현재의 인위적
기후변화는 급속히 진행하는 다른 성격을 띤다.

1992년 유엔의 리우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한 이래로 전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고 이젠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기후 위기의 현재와 장래를 평가한 유엔의 보고서와 저명한 저널에서 출판한 논문의 결론은 거의 한결같이 비관적이다. 

온실가스 농도는 해가 갈수록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지구 평균온도 상승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매년 기후 재해로 인한 피해도 감당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와 같은 정치인은 제쳐두더라도, 노벨과학상 수상자와 기상학 발전에 큰 성과를 거둔 저명한 기상학자들 중에서도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 위기 문제를 부정하는 사람들, 즉 기후 위기 회의론자들이 여전하다. 대표적인 기후 위기 회의론자와 그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그것의 허구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달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70명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전체 사망자 중에 해병대원 2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우·폭염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산화탄소 연합, 기후 위기 회의론자들

최근에 기후 위기 회의론의 선두에 선 대표주자는 2022년에 양자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이다. 그는 2023년에 “기후 위기는 없다”라고 선언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오히려 지구생태계에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이산화탄소 연합’(CO2 Coalition)이라는 조직의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기후 위기가 발생한다는 현대의 기후 과학은 정치화된 가짜 과학이라고 비판한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로 기후 위기 회의론에 앞장선 사람으로 볼로그(N. Borlaug), 예베르(I. Giaever), 멀리스(K. Mullis), 러플린(R. Laughlin) 등도 유명하다. 

유명 작가들도 회의론에 가세한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의 저자 셸런버거도 활발하다. 그는 기후 변화 자체는 인정하지만, 기후 위기는 과장되었다고 한다, 지금 인류에게 더 중요한 문제는 빈곤 해결과 원자력 발전이라고 주장한다.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저자 롬보르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부정하며, 질병 퇴치나 교육 등에 투자가 우선이라고 말한다.

저명한 기상학자들도 빠지지 않는데, 대표적인 사람으로 현재 미국 MIT의 명예교수인 린젠을 들 수 있다. 린젠은 현대 기상학의 아버지라 칭송받는 차니의 학문적 적통을 이어받았다고 인정받는 대단한 기상학자이다. 그는 차니가 개척한 대기역학 분야를 수학적으로 완성하고 확장한 인물로 미국 기상학회(AMS)의 최고 영예인 '차니상‘을 시작으로 수많은 권위 있는 상을 휩쓴 석학이다. 

린젠은 2024년 3월에 우리나라 기상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에 기후 위기를 반박하는 논문을 게재했고, 2025년 9월엔 하퍼(W. Happer)를 포함한 기후 위기 회의론자들과 공동으로 미국 정부 기관(에너지부, 환경보호청 등)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들은 이산화탄소는 매우 약한 온실가스에 불과하다며, 탄소 중립 정책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재앙적 조치라며 탄소 중립 정책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린젠과 뜻을 같이한 유명 기상학자로는 커리(J. Curry), 싱거(F. Singer), 뮬러 (R. Muller), 하퍼(W. Happer) 등이 있다. 뮬러는 말년에 기후 위기 주창자로 전향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린젠의 박사논문 지도교수인 하버드대의 구디(R. Goody)와 차니는 모두 생전에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인한 기후 위기 문제를 크게 우려했다. 차니는 「차니 보고서」(1979)를 통해 이산화탄소가 두 배로 증가하면 지구 온도가 1.5도씨~4.5도씨 상승한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그것은 오늘날 IPCC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른 지구 온도 상승을 추정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린젠은 ‘거물급 이단아’로 불린다. 

더워질수록 구름 더 생겨 온도 낮출까

회의론자들이 내세우는 논거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으로 다음의 5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지구가 더워질수록 물의 증발이 증가하여 구름이 더 많이 생겨 햇빛을 막아서 지구 온도를 낮추는데, 이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보다 훨씬 강하다. 둘째,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의 광합성이 활발해지기에 오히려 유익하다. 셋째, 지구 온도는 인간의 활동과 무관하게 자연적 주기에 따라 변해왔으며, 지금의 온난화도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넷째, 지구 평균온도 추정에 사용되는 기상 관측 자료가 도시 열섬 현상 등에 의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와 무관하게 왜곡되었을 수도 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기후 모델)이 실제 대기의 복잡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여 과장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 다섯째, 린젠이 제기한 아이리스 효과(Iris Effect)인데, 기후 위기 회의론의 논거로 가장 유명하다.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면 열대 지역의 상층운(권운)이 감소하여, 지구에서 우주로 장파복사 열이 더 잘 방출된다.

구름은 햇빛 반사와 동시에 열을 가둔다

기후 과학계의 대세는 현재의 온난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며 매우 위험하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으며, 회의론자들의 5가지 논거를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있다. 첫째, 구름은 햇빛을 반사(냉각) 하기도 하지만, 지표면의 열을 가두는(가열) 역할도 한다. 관측 자료 분석의 결과 가열 효과가 더 높았다. 둘째,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도 현재의 녹색식물들은 고온 상황(일 최고온도 32.2도 이상)이 되면 광합성이 제한된다. 셋째, 과거의 자연적 기후 변화는 수만 년에 걸쳐 완만하게 일어나는 현상이고, 현재의 인위적 기후 변화는 급속히 진행하는 다른 성격의 온난화이다. 

넷째, 도시의 관측 자료는 지구 평균온도 계산에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1970년대부터 개발된 기후 모델들에 당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시나리오를 대입해 수치 실험을 해보면, 실제 관측된 온도 상승 폭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다섯째, 권운은 린젠의 주장처럼 햇빛을 차단하여 지구를 냉각시키는 효과보다 지구에서 우주로 빠져나가는 적외선 열을 차단해 지구 온도를 높이는 성질이 더 강한 구름이다. 권운은 얇아서 햇빛을 차단하는 효과는 약하고,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적외선 열을 가두는 효과는 큰 것으로 확인된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에서 대기과학 전공으로 박사를 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과 대구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를 역임했다. 『기후위기 과학특강: 도와줘요, 기후박사』, 『내일 날씨, 어떻습니까?』, 『기후변화와 미래사회』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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