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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정권기 한국정치와 북한
권위주의정권기 한국정치와 북한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6.02.1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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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대 지음|640쪽|역사공간 출판

도서출판 역사공간에서 ‘인사이트 학술총서’ 열 번째 책 『권위주의정권기 한국정치와 북한』을 출간했다. 저자인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 책에서 분단 이래 남북한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체제경쟁이 가장 첨예하게 전개되었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기를 중심으로 한국정치에 북한요인이 미친 영향을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기존 관련 논의의 대부분이 ‘북한이 한국정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북한을 일종의 상수로 취급하거나 통제한 채 한국정치를 논해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기존 논의 경향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북한이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증하기는 쉽지 않다. 분단 80여 년 동안 북한이 한국정치에 준 영향의 형태나 정도는 시기별, 사안별로 동일하지 않았고, 국내정치와 맞물려 변화해왔다. 따라서 북한요인의 영향을 구체적이고 동태적으로 고려하지 않고는 한국정치의 북한요인을 온전히 분석하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책에서는 한국정치에서 북한요인이 갖는 구체성과 동태성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요인을 구조적, 상황적, 행위적으로 분류하고, 종속변수로 세 권위주의정권 시기의 정치균열, 정책·제도, 그리고 통치양태의 변화를 상정하여 구체적으로 분석을 시도한다.

이 책에서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민주화를 촉진하는 일보다는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권력 연장을 위한 제도를 고안하면서 민주화를 막으려는 데 주력한 정권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권력 연장의 도구로서 북한요인은 기름진 토양이 되어주었다. 1950년 한국전쟁, 1968년 청와대기습기도사건, 1975년 베트남 패망, 1983년 버마 아웅산묘소폭탄테러사건, 1987년 KAL858기 폭파사건 등 역사의 주요 고비마다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한국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던 북한요인을 체계적으로 살피는 일은 곧 한국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전쟁, 청와대기습기도사건, 아웅산묘소폭탄테러사건, KAL858기 폭파사건 등 북한이 개입하고 권위주의 정권들이 적극 활용한 한국정치사에서 주요 변곡점이 되었던 사례를 분석한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제1장에서는 한국정치에서 북한요인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으며, 북한요인이 반공지향성과 민주지향성의 길항에 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그리고 두 지향성의 길항 결과가 한국정치의 틀을 주조하고 국내정치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추적하고 분석한다. 또한 북한요인이 정치균열, 정책·제도, 그리고 통치양태 변화에 미친 영향을 논의하며, 이를 통해 한국정치에 북한요인이 작용하는 틀과 메커니즘의 기원과 원형을 살펴본다.

제2장은 국내 정치균열에 북한요인이 어떻게 개입하고 영향을 주었는가를 논의한다. 이를 위해 북한요인을 동원한 박정희 정권의 득표전략이나 저항세력을 제압하려는 시도 등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몇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북한요인 동원이 효과 면에서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할 때, 그러한 차이를 가져오는 데 있어서 북한과의 연계성 여부나 정도, 당시 북한요인에 대한 위협인식 등이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분석한다.

또한 북한요인이 박정희 정권 시기 한국 사회의 3대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산업화, 민주화, 통일문제에 미친 영향을 논의하고 평가한다. 당시 북한요인이 미친 영향은 일단 산업화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업화의 민주화 효과와 민주화 동력을 바탕으로 이후 통일논의와 남북관계의 이니셔티브를 남한이 쥐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시기의 북한요인 영향은 민주화와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도 살필 필요가 있다. 특히 박정희 정권이 노골적 독재체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국가, 정치사회, 시민사회 영역 간에는 어떤 균열과 갈등이 있었는지, 일반 국민들은 왜 막지 못했는지, 그리고 북한요인은 어떻게 작용했는지 등을 분석한다.

제3장은 전두환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북한요인을 어떻게 동원하고 소비했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그리고 안보와 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올림픽 유치와 경제 실적을 통해 정통성의 만회를 도모하던 전두환 정권이 강력한 민주화 요구에 직면하여, 결국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전후 사정을 검토한다. 또한 전두환 정권 시기에도 북한요인이 민주주의를 제약하는 요인이었음에도 1987년 민주화 국면에서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촉진하는 긍정적 역할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현지용 기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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