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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 옥중 서신
드레퓌스 옥중 서신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6.02.1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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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드레퓌스 지음│진인혜 옮김│도서출판비│390쪽

도서출판 b의 ‘b판고전’ 시리즈 서른한 번째 책으로 알프레드 드레퓌스의 『드레퓌스 옥중 서신-결백한 자의 편지들』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드레퓌스가 1894년 12월부터 1898년 3월 초까지 그의 아내 뤼시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드레퓌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약 4년간 드레퓌스가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시기의 기록이다. 지금껏 한국에서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역사서는 꽤 나온 적 있으나, 그의 진짜 육성이 담긴 서간집은 최초로 번역 출간되는 셈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알자스 출신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1894년에 반역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12년 후인 1906년에 무죄로 밝혀진 사건을 말한다.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대표적인 인권 유린이며 간첩 조작 사건인 까닭에 종종 국가 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진 불공정함에 대한 상징으로 여겨지며, 반유대주의와 군국주의, 언론의 역할, 지식인의 사회 참여 등 다양한 주제를 함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론과 여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표적인 사법 오류의 한 사례로 남아 있다.

이 책에 담긴 편지들은 그가 간첩 혐의로 수감된 때부터 파리의 교도소들과 대서양의 생마르탱 드 레를 거쳐 악마의 섬에 유배된 채 여전히 억울한 누명을 벗지 못했던 시기의 편지들이다. 드레퓌스 사건의 내막이 본격적으로 밝혀져 재심이 진행되기 이전 시기의 드레퓌스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고통과 괴로움을 토로하는 모습이 이 책 전체에 흩어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불행을 겪은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서 탄생한 일종의 증언 문서이다. 이 책이 지닌 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드레퓌스 사건이 여전히 곡절을 겪으면서 과연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던 와중인 1898년에 처음 출간되었는데, 그 출판 과정 자체가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회적·정치적 운동의 일부였다. 요컨대 반유대주의와 군부의 계속된 은폐로 인해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진실이 왜곡되고 있던 당시에, 이 책은 드레퓌스 본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진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출판되었다.

현지용 기자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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