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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수도권 집중 바꾸기엔 역부족”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수도권 집중 바꾸기엔 역부족”
  • 진창하
  • 승인 2026.02.1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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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_ 진창하 한국주택학회장(한양대 교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지역 불균형 문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는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수도권 집중화에서 비롯된
공간적 불균형 문제이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MIT 교수(경제학과)와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는 경제성장과 정치제도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제도가 얼마나 포용적(Inclusive)이냐에 따라 경제참여자들이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이는 곧 경제제도의 포용성을 결정짓게 되며 경제성장의 근간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고 기술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히 수도권·서울의 주택시장과 관련된 제도는 주택공급자와 수요자 즉, 임차인, 임대인, 다주택자, 무주택자 등의 주택시장 참여자들에게 얼마나 포용적이고 예측 가능한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주택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 공급의 비탄력성, 외부효과 등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완전경쟁시장의 조건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제도적 설계가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서울의 임금상승률과 주택가격 상승률의 차이는 극명하다. 서울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2015년 326만 원에서 2025년 455만 원으로 약 39.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서울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80.8 수준에서 180 수준으로 약 122% 상승했다. 즉 임금상승률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약 3배 높았던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예고되면서 서울 강남 지역의 매물의 늘어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했다.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 안정화 위한 수요 중심 정책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금융규제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단기간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요 중심 정책을 발표하며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하며 세제정책과 연계한 정책 신호도 보내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투기적 주택 보유를 억제하고 시장에 잠재된 물량을 공급 물량으로 회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매도, 증여, 저가양도 등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며 단기적으로 급매물이 증가하고 가격 조정도 예상된다. 동시에 세 부담으로 인한 거래절벽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일련의 대책은 단편적인 대책이 아니라 금융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과 함께 일관된 정책 방향과 조응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전국 기준으로 보면 2015년 월평균 임금수준은 292만 원에서 2025년 409만 원으로 약 40% 증가했고, 동기간 전국 공동주택 매매 실거래가 지수는 90.2에서 127.1로 약 40.91% 증가하였다. 전국의 경우 임금 상승률과 주택가격 상승률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지역-수도권 불균형이 초래한 주택가격 문제

필자는 이번 기고에서 주택 문제를 서울과 수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정부규제의 효과에 대한 관점보다는 다양한 관점 중에서도 지역적·구조적 불균형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즉,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수도권 집중화 현상에서 비롯된 공간적 불균형 문제임을 강조하며, 장기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단기적 규제만으로는 장기적인 주택시장의 수요·공급 구조적 불일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서울·수도권으로의 양질의 일자리 수요 증가, 교육·문화·의료 등 비교우위의 인프라,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수요 확대 등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수요곡선을 급격히 우상향 시키는 구조적 조건을 형성했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건설비 상승, 도심지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주택 공급 여건은 더욱 녹록지 않다. 이처럼 공급이 제약된 상황에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니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며 일부 지역은 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가격 문제는 단기 수요 억제와 주택공급 확대라는 단·중기 정책의 범주를 넘어, 국가의 공간구조 문제와 연계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내 단기간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서울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은 도시가 교육·문화·의료 등 핵심 인프라를 갖추고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거주자에게 서울에 거주하는 것도 동일한 효용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방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일이다.시간이 소요되지만, 교육 기회 접근성, 지역 인프라, 일자리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현재 진행 중인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구조 속에서 서울·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지방 주택시장 침체라는 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고 수도권과 지방이 서로 포용적인 성장을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다. 지방에서도 양질의 교육·문화·일자리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백년지계의 과제이며, 이는 국가 균형발전과 주택시장 안정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애쓰모글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가 언급한 포용적 제도는 제도의 포용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해 결정된다. 주택이 교육·일자리·문화 등 사회적 기회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주택시장 제도의 포용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울과 대도시에 기회가 과도하게 집중되고 지역 간 불균형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서울·수도권과 지방 주택시장의 포용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거시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주택시장 성장과 주택가격 안정, 주거안정성 확보는 단기적 규제 강화나 특정 지역의 공급 확대를 넘어 국가 공간구조 전체의 포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택정책을 재구성하는 것과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진창하
한양대 ERICA 경제학부 교수
한국주택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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