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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노벨상 시대, 증시는 이미 미래를 사고판다
AI 노벨상 시대, 증시는 이미 미래를 사고판다
  • 오재화
  • 승인 2026.02.1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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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십년후 주식: 제2의 엔비디아를 찾는 법』 오재화 지음 │ 새빛 │ 352쪽

기업의 문제·시장 상황의 변화로
대부분의 기업은 쇠락하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몰락한 기업을
자양분으로 하여 성장한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 구조 예측 시스템인 알파폴드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산소를 운반하고, 세균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활동을 위해 3차원 모양으로 접히는데,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접힌 단백질이 당뇨,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 

알파폴드는 수억 개에 달하는 단백질 구조가 우리 몸 안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예측하여 질병 치료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놀라운 성과만큼이나 화제를 불러온 것은 허사비스가 40대의 젊은 연구자라는 점과 화학과는 무관한 컴퓨터공학자라는 사실이다. 

같은 해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을 개발한 제프리 힌튼 교수에게 돌아갔다. 인공신경망은 뇌를 모방하여 음성, 이미지 등을 인식하여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화 방안을 찾는데 활용된다. 구조 예측, 패턴 분석, 최적화 방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지 않은가? 두 노벨상의 공통점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2016년 허사비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방대한 경우의 수를 빠르게 계산하는 연산 능력에 놀랐지만,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로부터 6년 후인 2022년 오픈AI는 방대한 정보를 핵심만 간추려 요약하고, 모든 질문에 막힘없는 대답을 제시하는 챗지피티를 출시했고, 인간의 창의성은 절대 모방할 수 없을 거라는 예측이 무색하게 음성, 이미지, 영상을 생성하고, 과학적 발견, 전략적 판단 같은 추론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카메라, MP3, 휴대폰이 하나로 합쳐져 편리하지만 모바일 게임 외에는 별다른 사용처가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금융거래, 쇼핑까지 일상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십 년에 불과했다. 

코스피가 5,400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좋은 종목 선별하는 통찰이 필요

2024년 필자의 『십년후 주식』이 출간되었을 때, 일 년 후 일도 모르는데 어떻게 십 년 후를 예측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렇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에 있기에 현재의 제품, 기술, 사회 변화를 자세히 관찰하면, 미래의 기술과 유망산업을 전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종목을 선별하는 통찰, 증시가 불안할 때 사는 용기, 장기간 투자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우선, 통찰은 빨리 정답을 찾아내는 신속성이 아니라, 약간의 실마리를 가지고 다양하게 추측하는 능력이다. 미래는 현재가 단순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기에 기존의 정답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세상에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상호 간의 연결을 찾아내는 직관력이 중요하다. 사건이나 현상이 독립적이었을 때는 개별 대상만 깊이 연구하면 이해할 수 있으나, 미래에는 과학,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상호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 심화되므로, 복합적인 사고력이 요구된다.

융합독서는 하나의 주제를 종으로 횡으로 넓고 깊게 파고들어 폭넓은 관점을 정립하고, 관련 분야를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도와준다. 단순히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는 책을 광범위하게 읽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살펴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융합 독서의 시작은 연관 분야를 선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떠올린 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어떤 분야가 주제와 연관이 있는지를 탐색한다. 그 후, 분야별로 자신의 지식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는 단순히 지식 습득의 목적이 아니라, 주제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는지를 점검하며 읽어야 한다.

독서 후에는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분야의 내용과 모순되거나 배치되는 부분, 다른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분을 융합 정리해야 한다. 책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할 때,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어려움·변동은 결국 평탄해져

두 번째로, 주식시장은 완만하게 우상향하지 않으며, 등락을 반복하거나 위기로 인한 폭락도 발생하여 극심한 공포에 빠지기 쉽다.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법은 불확실한 것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에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처럼,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는 희망과 두려움으로 급등락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거대한 어려움이 작은 문제로 줄어들고, 울퉁불퉁했던 변동은 평탄해진다. 

남극 탐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로알 아문센이지만, 남극 탐험에 성공하지 못하고도 위대한 실패로 추앙받는 사람이 있으니,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새클턴이다. 새클턴은 세계대전 중 영국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남극대륙 횡단에 나섰지만, 떠다니는 빙하에 갇혀 배가 부서진다. 그는 남극횡단이라는 목표 대신 27명의 선원 전원과 고국으로 무사히 돌아가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하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근처 섬까지 가기로 한다. 

자신이 가장 아끼던 금으로 된 라이터를 제일 먼저 바다로 던지며, 장거리 이동에 부담이 되지 않게 각자 최소한의 짐과 식량을 꾸리도록 지시했다. 영하 6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날씨에서 사냥에 실패하면 굶게 되고, 동상에 걸려 이동도 쉽지 않았지만, 그들은 벤조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서 용기를 잃지 않았고, 표류한지 1년 9개월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되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능력은 장기간 참고 기다리는 인내다. 워런 버핏은 11살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여 50살이 되던 때 재산이 4천억 원이 넘었고, 그 후 40년이 지나 90살이 되었을 때 재산은 100조 원이 넘었다. 전반기 40년간의 재산이, 후반기 40년 재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투자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복리의 마법 때문이다. 

유망 기업에 투자했다고 해서 시간이 흐르면 기업가치가 저절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문제나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은 쇠락하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몰락한 기업을 자양분으로 하여 성장한다. 

그래서 십 년 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와인을 양조하는 것보다 나무를 기르는 것에 가깝다. 와인은 좋은 포도를 골라 오크통에 담고 온도와 습도만 맞춰 장기간 기다리는 수동적 행위이다. 반면, 나무를 기르는 것은 비료를 주고, 병충해를 제거하고, 가지를 치며 끊임없이 관리하듯이, 기업의 실적, 기술 개발 계획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2024년 2,500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2026년 5,000을 넘어서고, 코스닥도 700에서 1,000을 돌파했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내는데, 십 년 후 주식은 어떻게 되어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오재화
한국거래소 기획심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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